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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감독 이름 하나가 계속 머릿속을 맴돌 때가 있습니다. 저는 오키타 슈이치 감독이 그렇습니다. 새 소식이 들릴 때마다 괜히 마음이 앞서는데, 이번엔 장편 데뷔 20주년 기념 완전 오리지널 신작이라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제목은 <사토코는 언제나>(さとこはいつも). 2026년 9월 18일 일본 전국 개봉을 앞두고 있고, 저도 이 작품을 꽤 오래 눈여겨보고 있는 중입니다.

오키타 슈이치의 20년과 세 명의 사토코
오키타 슈이치 감독(1977-)은 2006년 <이 멋진 세계>로 장편 영화 데뷔를 했습니다. 그 이후 <남극의 쉐프>(2009), <딱따구리와 비>(2011), <요노스케 이야기>(2013), <모리의 정원>(2018),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2020)까지 일관된 세계관을 유지해온 감독입니다. 이번 <사토코는 언제나>는 <폭포를 보러 가다>(2014) 이후 무려 12년 만에 선보이는 완전 오리지널 각본 작품입니다. 여기서 완전 오리지널이란 원작 소설이나 만화 없이 감독이 처음부터 직접 써 내려간 각본을 의미합니다. 이 점이 저는 특히 마음에 듭니다. 오키타 감독이 스스로 하고 싶어서 만든 이야기라는 뜻이니까요.
영화는 같은 이름을 가진 세 명의 여성을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15세 중학교 3학년 나카이 사토코(히메노 칸슈), 35세 영화 배급사 선전 프로듀서 니시다 사토코(아리무라 카스미), 55세 주부 이이지마 사토코(이시다 히카리). 나이도 환경도 전혀 다른 세 사람이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쓰기 시작하면서 조금씩 교차해 갑니다.
오키타 감독은 이 작품의 출발점으로 "중학생 때 처음 이야기를 써본 적이 있는데, 지금은 어딘가로 사라졌다"고 밝혔습니다. 그 '태어나지 못한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고 싶었다는 것이 <사토코는 언제나>의 핵심 출발점입니다. 쉽게 말해 이 영화는 '이야기를 쓴다'는 행위 자체를 다루는 영화입니다. 그 행위를 통해 자기 인생을 다시 바라보게 되는 사람들의 영화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세 명의 사토코, 세 명의 배우
각 역할을 맡은 배우 구성도 흥미롭습니다. 35세 니시다 사토코는 아리무라 카스미가 연기합니다. 영화 배급사 선전 프로듀서로서 한국 영화의 일본판 포스터와 캐치 카피 하나를 두고 상사, 선배, 후배와 날마다 의견 충돌을 겪는 인물입니다. 사생활에서는 인쇄소 영업사원 무로모토(오다기리 죠)와 6년째 불륜 관계를 이어가다 권태기에 접어든 상태입니다. 55세 이이지마 사토코를 맡은 이시다 히카리는 오랜 경력의 베테랑 배우로, 20년에 걸친 육아를 마무리하고 자신만의 꿈을 다시 펼치는 인물을 연기합니다.
그리고 15세 나카이 사토코 역의 히메노 칸슈는 약 300명이 참가한 오디션에서 선발된 신인입니다. 오디션 과정에서 오키타 감독이 "내 작품에 아주 잘 어울릴 것 같다"고 직감했다는 일화가 인상적입니다. 연기 경험이 거의 없는 신인을 주연 중 한 명으로 세우는 선택, 이게 오키타 감독 특유의 방식이기도 합니다.
- 나카이 사토코 (15세) — 히메노 칸슈: 첫사랑 앞에서 망상이 폭주하는 소프트볼 소녀. 300명 오디션 선발 신인.
- 니시다 사토코 (35세) — 아리무라 카스미: 영화 배급사 선전 프로듀서. 6년째 불륜과 직장 내 갈등을 동시에 겪는 인물.
- 이이지마 사토코 (55세) — 이시다 히카리: 육아 마무리 후 오랫동안 잊고 지낸 꿈을 다시 꺼내드는 주부.
- 무로모토 — 오다기리 죠: 니시다 사토코의 6년 된 불륜 상대이자 인쇄소 영업사원.
- 시마 — 아오이 유즈: 배급사에 새로 입사한 천진난만한 신입 사원. 한국 문화를 좋아하는 힐링계 인물.
오키타 슈이치답다는 게 무엇인지
오키타 슈이치 감독 영화를 좋아한다고 하면 "어떤 감독이야?"라는 질문이 먼저 돌아올 때가 많습니다. 저는 보통 <남극의 쉐프> 하나만 말합니다. 그걸로 충분하더군요. 제가 이 감독 영화를 처음 봤을 때 느꼈던 건 "이 사람은 인간의 볼품없음을 참 좋아하는구나"라는 느낌이었습니다. 영웅도 악인도 아닌 그냥 보통 사람, 그것도 좀 우스꽝스럽고 자기 논리로만 돌아가는 인간들을 따뜻하게 그리는 방식이 독특합니다.
<사토코는 언제나>도 그 연장선에 있을 거라고 봅니다. 35세 사토코가 6년째 불륜 상대의 아내를 창밖에서 발견하는 장면, 15세 사토코가 첫사랑 앞에서 망상이 폭주하는 장면, 55세 사토코가 오랫동안 접어뒀던 꿈을 꺼내드는 순간. 이 장면들 하나하나가 전형적인 드라마틱 서사와는 다른 결을 가질 거라는 예상입니다. 오키타 감독 특유의 내러티브 구조, 즉 극적 사건보다 일상의 감각을 축으로 이야기를 이어가는 방식이 여기서도 작동할 것 같습니다. 여기서 내러티브 구조란 이야기가 어떤 방식으로 전개되는지를 결정하는 틀을 말하는데, 오키타 감독의 경우 이 틀 자체가 그의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습니다.
토론할 여지가 있는 지점: 이 영화는 과연 아리무라 카스미의 영화인가
아리무라 카스미가 이 영화의 중심을 잡고 있다는 시각이 있습니다. 정보 공개 분량만 놓고 보면 35세 니시다 사토코의 이야기가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오다기리 죠, 아오이 유즈가 모두 이 인물의 주변인이고, 직장과 사생활의 서사가 가장 구체적으로 드러나 있습니다. 반면 55세 이이지마 사토코와 15세 나카이 사토코는 상대적으로 정보가 적게 공개됐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시다 히카리와 히메노 칸슈의 역할이 작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키타 감독이 "몇 번이고 다시 보고 싶을 만큼 멋진 장면들"이라고 언급한 건 특정 인물의 장면이 아닌 영화 전체에 대한 자평이었고, 세 배우 모두 이 이야기가 마음을 따뜻하게 했다고 밝혔습니다.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신인 히메노 칸슈를 오키타 감독이 "직감"으로 캐스팅했다는 사실도 눈여겨볼 대목입니다. 감독이 그 정도의 확신을 가진 신인이라면 필름 위에서 어떤 앙상블(ensemble)을 만들어낼지 기대가 됩니다. 오키타 감독의 영화는 개인이 빛나는 게 아니라 인물들이 서로를 비추는 구조입니다.
오키타 슈이치 감독의 과거작 정보는 출처: IMDb — 오키타 슈이치 감독 필모그래피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또한 아리무라 카스미의 출연작과 수상 이력은 출처: 일본 영화 데이터베이스(JMDB)를 참고하시면 도움이 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사토코는 언제나 언제 개봉하나요?
A. 2026년 9월 18일 일본 전국 개봉 예정입니다. 한국 개봉 일정은 아직 공식 발표가 없습니다. 오키타 슈이치 감독 작품이 국내 개봉으로 이어진 경우가 있는 만큼,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고 봅니다.
Q. 히메노 칸슈는 어떤 배우인가요?
A. 약 300명이 참가한 오디션에서 선발된 신인 배우입니다. 연기 경험이 거의 없음에도 오키타 감독이 직감으로 캐스팅했고, 프로듀서도 "운명적인 만남"이라고 표현할 만큼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사토코는 언제나>가 사실상 데뷔작입니다.
Q. 오다기리 죠는 이 영화에서 어떤 역할인가요?
A. 아리무라 카스미가 연기하는 35세 니시다 사토코의 6년 된 불륜 상대 무로모토 역입니다. 인쇄소 영업사원으로, 아내의 연락을 받고 자리를 뜨는 장면이 공개된 줄거리에서 중요한 전환점으로 묘사됩니다. 오다기리 죠의 역할 비중이 어느 정도일지는 영화 전체를 봐야 알 수 있겠습니다만, 35세 사토코의 서사를 움직이는 핵심 인물인 건 분명해 보입니다.
Q. 오키타 슈이치 감독 영화 처음 보는 사람한테 이 작품 추천해도 될까요?
A. 저는 추천할 수 있다고 봅니다. 다만 화려한 볼거리나 극적인 반전을 기대하는 분들에게는 다소 조용한 영화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오키타 감독 영화에 처음 입문한다면 <남극의 쉐프>나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를 먼저 보고 오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그 결을 알고 나서 <사토코는 언제나>를 보면 감독의 20년이 어떻게 쌓였는지가 훨씬 선명하게 보일 것 같습니다.
결론
완전 오리지널이라는 타이틀보다, 오키타 감독이 "몇 번이고 다시 보고 싶을 만큼"이라고 직접 말했다는 점이 더 마음에 듭니다. 제가 알기로 이 감독은 자기 작품에 대해 그렇게 앞서 자신감을 드러내는 편이 아니었거든요.
15세, 35세, 55세. 같은 이름을 가진 세 여성이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쓰기 시작한다는 설정 자체가 이미 오키타 슈이치답습니다. 제 경험상 이 감독의 영화는 보고 난 뒤 한동안 여운이 남는 편입니다. 며칠 뒤에 슬그머니 생각이 나는 것이, 이 감독 영화의 특징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사토코는 언제나>도 그런 영화가 될 것 같습니다. 일본 개봉 이후 국내 소식도 기다려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