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는 2021년 국내 개봉 당시 제77회 베네치아 국제영화제 은사자상(감독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이 사실을 알고 봤는데, 솔직히 왜 수상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끝난 뒤 한참 동안 화면을 멍하니 바라봤습니다. 사토코가 바다로 달려가는 마지막 장면 때문이었습니다. 팩트: 유사쿠의 선택과 진실일반적으로 첩보 영화라고 하면 주인공이 스파이 본인이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는 제목부터 그 공식을 비틉니다. 주인공은 스파이가 아니라 '스파이의 아내', 즉 사토코입니다.1940년 고베를 배경으로 무역업을 운영하는 유사쿠는 만주에서 일본군이 민간인을 대상으로 저지른 생체실험을 목격합니다. 여기서 생체실험이란 전시 상황에서 인간을 대상으로 무기 효과나 약물 반응 따위를 강..
결벽증 청년과 시선공포증 여고생의 사랑이 실은 뇌 속 기생충이 만들어낸 감정이라면, 그 사랑은 가짜일까요. 영화 은 이 불편한 질문을 100분 내내 정면으로 던집니다. 저는 고마츠 나나에 대한 순수한 팬심으로 영화를 봤다가, 예상보다 훨씬 무거운 철학적 질문을 안고 나왔습니다. 기생충 설정의 핵심 이 영화의 가장 독창적인 장치는 '쌍자흡충(Diplozoon)'이라는 실존 기생충에서 착안한 설정입니다. 쌍자흡충이란 암수한몸이지만 혼자서는 성충이 될 수 없어, 유충 시절 처음 만난 개체와 영구적으로 결합해 평생 한 쌍으로 사는 기생충입니다. 영화는 이 생물학적 특성을 인간의 뇌 속으로 가져와, 같은 기생충에 감염된 숙주끼리 운명적으로 이끌리도록 만드는 메커니즘으로 확장합니다.겐코의 결벽증과 히지리의 시선공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