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봉 당시 관객 수 약 7천 명. 숫자만 보면 흥행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이 영화가, 2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인생 영화'로 꾸준히 언급되고 있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냥 흘려 봤는데,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 이상하게 눈가가 따뜻해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2006년 작 일본 영화 , 재미있는 영화냐고 묻는다면 솔직히 아니라고 답하겠습니다. 하지만 위로가 되는 영화냐고 묻는다면, 단연 yes입니다. 핀란드 헬싱키 카모메(かもめ)는 일본어로 '갈매기'를 뜻합니다. 핀란드 헬싱키 해안가에 갈매기가 많아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하는데, 이 작은 디테일 하나에서 이미 감독의 감각이 느껴졌습니다.영화의 배경은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 골목 어딘가에 자리 잡은 작은 일식당입니다. 주인은 일본 여성 사치에(고바야시 ..
쉬러 갔다가 오히려 더 피곤해진 적이 있으십니까? 저는 있습니다. 그것도 꽤 여러 번. 일본에서 일하던 시절, 번아웃이 왔을 때 우연히 틀어놓은 영화 한 편이 그 질문에 조용히 답을 줬습니다. 오기가미 나오코 감독의 2007년작 이었습니다. 쉬러 간 섬에서 주인공 타에코는 딱 제가 좋아하는 휴가 스타일의 사람입니다. 아무도 말 걸지 않는 곳, 휴대전화도 안 터지는 곳, 그냥 혼자 조용히 책이나 읽다가 오는 것. 그 계획을 들고 남쪽 바닷가 섬의 작은 펜션을 예약합니다.그런데 도착하자마자 일이 틀어집니다. 여관 주인 유지는 엉성한 손그림 지도를 공항에 남겨두고, 타에코는 그 지도를 어렵지 않게 읽어 펜션을 찾아옵니다. 유지는 그 모습을 보고 "당신은 이 마을에서 살 자격이 있다"라고 말합니다. 의미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