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영화가 끝나고 한참 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아무도 모른다》는 1988년 실제로 도쿄에서 일어난 스가모 아동 방치 사건을 바탕으로, 네 남매가 엄마 없이 버텨낸 사계절을 담담하게 그려냅니다. 비명도, 과장된 슬픔도 없는데 오히려 그래서 더 오래 가슴에 남았습니다. 방치가 시작되는 방식 영화를 볼 때 제가 가장 당황했던 건 도입부의 분위기였습니다. 이사 온 첫날, 엄마 케이코는 밝고 젊어 보이고, 아이들은 캐리어 속에서 낄낄거리며 나옵니다. 무거운 음악도, 불길한 조짐도 없습니다. 그냥 좀 특이한 가족처럼 보일 뿐이죠. 그게 오히려 더 불안했습니다.집주인에게는 장남 아키라만 알린 채 나머지 세 남매는 숨겨 들어온 이 가족에게는 규칙이 ..
영화를 다 보고 나서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정확히는 료타가 카메라 메모리를 열어보는 그 장면에서 뭔가가 무너지는 느낌이었는데, 왜 그런지 한참 후에야 정리가 됐습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는 핏줄과 시간 사이에서 "진짜 아버지란 무엇인가"를 묻는 영화입니다. 결말의 카메라 사진 한 컷이 그 질문에 가장 잔인하고 정확하게 답하고있습니다. 엘리트 아버지 료타, 그리고 6년의 균열처음에는 료타가 그냥 나쁜 아버지 캐릭터로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보면 볼수록 그가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 보입니다. 그는 나름의 방식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었고, 그 방식이 문제였던 것입니다.대형 건설사 엘리트 사원 료타(후쿠야마 마사하루)는 아내 미도리, 아들 케이타와 함께 삽니다. 흠잡을 곳 없는 아파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