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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엔드 (근미래 배경, 정체성 갈등, 성장 서사)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극장 불이 켜지고 나서도 한동안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공포영화를 보고 나서야 느끼는 그 불쾌한 찝찝함이 남는 영화였습니다. 그런데 이 영화엔 귀신도 살인마도 없습니다. 있는 건 딱 하나, 너무나 그럴듯한 현실뿐이었습니다. 근미래 배경이 만들어낸 현재의 공포영화가 시작되자마자 저는 "아, 이건 SF가 아니구나"라는 걸 직감했습니다. 배경은 분명 근미래 도쿄입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지진이 발생하고, 점멸등이 일렁이는 불안정한 도시. 그런데 이 세계가 낯설지 않습니다. 오히려 지금 우리가 사는 세계에서 해결되지 않은 문제들이 그대로 곪은 채 시간만 흐른 것처럼 보였습니다.학교에 AI 감시 체제가 도입되는 장면이 그 출발점입니다. 여기서 판옵티콘(Panopticon)..

카테고리 없음 2026. 8. 25. 23:40
사랑은 비가 갠 뒤처럼 (줄거리, 주제, 상징)

이 영화를 보고 나서 한참 입가에 미소가 머물렀습니다. 사랑 이야기인 줄 알고 봤는데, 정작 제가 울컥했던 건 연애 장면이 아니었거든요. 꿈을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그 꿈을 찾는 순간, 그게 어찌나 낯설고 또 익숙하던지. 이 영화는 로맨스 포장지 안에 담긴 청춘 드라마였습니다. 줄거리와 주제 처음 이 영화를 고른 건 솔직히 고마츠 나나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보고 나니 제 시선을 붙잡은 건 오오이즈미 요가 연기한 콘도 마사미였습니다. 서툴고 소심한데 어딘가 단단한 인물. 그 조합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더라고요.줄거리는 단순합니다. 육상부의 에이스였던 고등학생 타치바나 아키라가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달리기를 관두고, 그 공백을 채우듯 패밀리 레스토랑 아르바이트를 시작합니다. 여기서 만난 점장 콘도 마..

카테고리 없음 2026. 8. 7. 23:13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고레에다 히로카즈, 신칸센, 가루칸)

부모님의 이혼으로 생이별한 초등학생 형제가 "신칸센 두 열차가 처음 교차하는 순간 기적이 일어난다"는 소문을 믿고 구마모토로 비밀 여행을 떠납니다. 처음 이 영화 줄거리를 접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아이들의 허무맹랑한 모험담인 줄 알았는데, 다 보고 나서 한참을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고레에다, 신칸센 개통이 영화는 첫 장면부터 범상치 않습니다. 활화산인 사쿠라지마(桜島)가 내뿜는 화산재가 눈처럼 내리는 가고시마 골목에서 코이치가 빨래를 걷어 들이는 장면으로 시작하거든요. 사쿠라지마는 실제로 연간 수백 회 소규모 분화를 반복하는 일본의 대표적인 활화산으로, 가고시마 시민들은 매일 화산재 청소를 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이며 살아갑니다(출처: 가고시마시 공식 홈페이지). 그 지긋지긋한 화산재가..

카테고리 없음 2026. 7. 29. 15:50
백만엔 걸 스즈코 (전과자, 도망, 성장)

2008년 개봉한 일본 영화, 청춘의 고단한 삶을 그린 영화. 솔직히 처음엔 그냥 맘에 드는 배우, 아오이 유우가 나와서 보기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보고 나서 꽤 오랫동안 여운이 남았습니다. 낭만적인 자아 찾기 여행이 아니라, 아무도 자신을 모르는 곳에서 다시 시작하려는 한 여자의 이야기였으니까요. 상처받기 전에 먼저 떠나는 게 강함인지, 아니면 그냥 도망인지. 이 영화는 그 경계를 조용히 알려줍니다. 전과자가 되기까지 일반적으로 영화 속 주인공이 전과자가 되는 장면은 극적인 선택이나 큰 사건에서 비롯됩니다. 그런데 제가 이 영화를 보면서 예상 밖이었던 건, 스즈코의 전과가 사실상 그녀 다운 선택에서 나왔다는 점이었습니다.전문대를 졸업하고도 직장을 구하지 못한 채 패밀리 레스토랑 아르바이트로 버티..

카테고리 없음 2026. 7. 23.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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