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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투게더 리뷰 (왕가위 미장센, 장국영 양조위)

처음 봤을 때는 양조위만 보였습니다. 아휘의 눈빛, 아휘의 침묵, 아휘가 혼자 삼키는 감정들. 그런데 다시 본 「해피 투게더」는 달랐습니다. 화면 속에서 제가 놓쳤던 것은 보영이었고, 그를 다시 마주하고 나서야 이 영화가 왜 이렇게 오래 마음에 남았었는지 이해가 됐습니다. 해피 투게더, 왕가위의 미장센 왕가위 감독의 영화를 처음 접한 건 「중경삼림」이었습니다. 그때부터 느꼈던 것인데, 왕가위 감독은 이야기보다 감정의 질감을 먼저 찍는 사람입니다. 「해피 투게더」도 마찬가지였고, 직접 다시 보니 그것이 더 또렷하게 느껴졌습니다.영화의 원제는 「춘광사설(春光乍洩)」입니다. 구름 사이로 살짝 비치는 봄빛, 혹은 감추고 싶었던 비밀이 스며 나온다는 뜻입니다. 제목 자체가 이미 이 영화의 전부를 말해 주고 있습..

카테고리 없음 2026. 7. 14. 22:10
왕가위 영화 2046 (기억, 음악, 타이밍)

한때 좋아했던 사람의 전화번호를 아직도 외우고 있다는 사실을 문득 깨달은 적이 있습니다. 지웠다고 생각했는데, 손이 먼저 기억하고 있더군요. 왕가위의 〈2046〉을 다시 본 것은 그날 밤이었습니다. 이 영화는 사랑 이야기처럼 포장되어 있지만, 실은 기억이 사람을 어떻게 붙들어두는지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차우 모완(양조위)은 떠났지만, 정작 아무데도 가지 못한 남자입니다. 화양연화에서 2046으로 〈2046〉을 처음 봤을 때 솔직히 당혹스러웠습니다. 서사가 친절하지 않고, 인물들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설명도 잘 안 해줍니다. 그런데 〈화양연화〉를 먼저 본 뒤 다시 보니 완전히 다른 영화로 보였습니다. 이것은 꽤 드문 일입니다. 전작을 알아야만 비로소 이해가 되는 영화가 있다는 것을 실감했습니다.〈화양연..

카테고리 없음 2026. 7. 14. 00:43
화양연화 영화 (미장센, 치파오, 불륜 상징)

불륜 영화라고 하기에는 자극적인 장면이 없습니다. '화양연화'는 단 한 번의 키스 장면도 없이 관객을 숨막히게 만듭니다. 처음 봤을 때 자극적 장면없이 이렇게 이끌리는 감정을 그려냈다는 것에 놀랐습니다. 1962년 홍콩을 배경으로, 각자의 배우자에게 배신당한 두 사람이 서로에게 스며드는 과정을 왕가위 감독 특유의 미장센(mise-en-scène)으로 담아낸 작품입니다. 대사보다 눈빛이, 설명보다 색깔 하나가 더 많은 것을 말하는 영화입니다. 화양연화, 미장센의 언어 왕가위 감독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 사이에서는 "화양연화가 그의 최고작"이라는 의견이 많은데, 저도 개인적으로 그 말에 동의하는 편입니다. 미장센(mise-en-scène)이란 프레임 안에 배치된 모든 시각적 요소, 즉 조명·색채·배우의 동..

카테고리 없음 2026. 7. 13. 23:37
중경삼림 (홍콩 반환, 유통기한, 옴니버스)

무더운 여름 소파에 늘어져 있다가 '중경삼림'이라는 제목을 보고 무심코 영화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OST는 귀에 익은데 정작 한 번도 본 적 없던 영화였는데, 30년이 지난 지금 봐도 전혀 촌스럽지 않았습니다. 오래전 홍콩 여행 중 느꼈던 그 축축하고 역동적인 감성이 그대로 스크린에 담겨 있는 듯 해서 좋았습니다. 이 영화는 멜로인 듯, 멜로가 아닌 듯 묘한 매력이 있는 옴니버스 영화입니다. 청킹 맨션과 홍콩 반환 영화 제목인 '중경삼림(重慶森林)'을 직역하면 '중경의 빌딩 숲'입니다. 중경, 즉 청킹(Chungking)은 홍콩 중심가에 위치한 지역으로, 악명 높은 청킹 맨션이 자리한 곳입니다. 여기서 청킹 맨션이란 1960년대 지어진 복합 건물로, 이민자·여행자·노점상이 뒤섞인 홍콩에서 가장 혼잡한 ..

카테고리 없음 2026. 7. 12.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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