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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도 걸어도 (가족애도, 뒤늦은후회, 고레에다히로카즈)

솔직히 저는 이 영화 초반부는 너무 심심하게 느껴졌습니다. 특별한 사건이 없어서 단조로웠거든요. 그런데 끝까지 보니,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는 장남의 기일에 모인 하루동안의 가족의 이야기입니다. 극적인 사건은 없지만 그 속에 아주 날카로운 진실이 숨어 있었습니다. 가족애도, 우리를 불편하게 만드는 이유영화를 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가족, 어딘가에서 본 것 같다.' 아버지 쿄헤이는 의사로서의 삶에 모든 자부심을 걸었던 사람입니다. 장남 준페이가 세상을 떠나고 나서도, 차남 료타에게 의업을 이어 달라는 기대를 내려놓지 못합니다. 겉으로는 말을 아끼지만, 료타가 미술품 복원 일을 한다고 하면 식탁에 미묘한 침묵이 깔립니다. 저도 겪어봤는데, 그 침묵이 백 마디 잔..

카테고리 없음 2026. 8. 2. 01:39
행복 목욕탕 (살신성인, 혈연초월, 엄마의유산)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제목만 보고 따뜻한 가족 드라마 정도로 짐작했는데, 영화를 다 보고 나서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죽음을 선고받은 엄마가 남은 시간을 어떻게 쓰는지 보여주는 이 영화는, 신파로 흘러갈 법한 모든 순간을 후타바(미야자와 리에)의 단단함으로 부여잡습니다. 불치병, 왕따, 외도, 배 다른 형제까지 막장 요소가 총집합인데도 이상하게 마음이 무너지지 않고 오히려 단단해지는 느낌이 드는 영화였습니다. 배경과 맥락 제가 이 영화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목욕탕이라는 공간이었습니다.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가족의 상태를 보여주는 바로미터로 기능하는데, 남편 카즈히로(오다기리 조)가 사라진 뒤 굴뚝에서 연기가 끊기는 장면이 그걸 압축적으로 보여줍니다.카즈히로가 혼자 집을 나..

카테고리 없음 2026. 8. 1. 23:42
진짜로 일어날지도 몰라 기적 (고레에다 히로카즈, 신칸센, 가루칸)

부모님의 이혼으로 생이별한 초등학생 형제가 "신칸센 두 열차가 처음 교차하는 순간 기적이 일어난다"는 소문을 믿고 구마모토로 비밀 여행을 떠납니다. 처음 이 영화 줄거리를 접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아이들의 허무맹랑한 모험담인 줄 알았는데, 다 보고 나서 한참을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고레에다, 신칸센 개통이 영화는 첫 장면부터 범상치 않습니다. 활화산인 사쿠라지마(桜島)가 내뿜는 화산재가 눈처럼 내리는 가고시마 골목에서 코이치가 빨래를 걷어 들이는 장면으로 시작하거든요. 사쿠라지마는 실제로 연간 수백 회 소규모 분화를 반복하는 일본의 대표적인 활화산으로, 가고시마 시민들은 매일 화산재 청소를 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이며 살아갑니다(출처: 가고시마시 공식 홈페이지). 그 지긋지긋한 화산재가..

카테고리 없음 2026. 7. 29. 15:50
버니 드롭 (장례식, 부성애, 아시다 마나)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데스노트의 L로 각인된 마츠야마 켄이치가 6살짜리 아이를 떠맡은 허둥지둥 청년을 연기한다는 것도 그렇고, 아시다 마나가 또 한 번 심장을 건드린다는 것도요. 일반적으로 육아 영화라고 하면 눈물 짜내는 신파가 먼저 떠오르는데, 버니 드롭은 그 기대를 보기 좋게 빗나갔습니다. 장례식장에서 시작해 학예회로 끝나는 이 작품, 보고 뭉클한 감동이 밀려왔습니다. 장례식장에서 제가 처음 이 영화를 보게 된 건 아시다 마나 때문이었습니다. 드라마 마더에서 그 아이를 보고 완전히 반해버렸거든요. 자연스럽게 버니 드롭으로 흘러왔는데, 도입부부터 예상을 벗어났습니다.27살 미혼 직장인 다이키치는 외할아버지의 부고를 듣고 장례식에 참석합니다. 그런데 거기서 낯선 꼬마 여자아이를 만나죠. 카가..

카테고리 없음 2026. 7. 27. 08:22
태풍이 지나가고 (료타, 고레에다, 가족드라마)

문학상을 받은 지 15년이 지나도록 두 번째 소설을 쓰지 못한 남자. 꿈과 현실 사이 어딘가에서 발이 묶인 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료타. 가족의 회복을 원하지만 맘대로 되지않습니다. 이 영화는 삶이 그렇게 거창할 필요는 없다고 조용하고 차분하게 알려줍니다. 앞으로 나아가고 있으면 되는 것이라고요. 료타라는 인물이 불편한 이유영화 의 주인공 료타(아베 히로시)는 흔히 말하는 '공감형 주인공'과는 거리가 멉니다. 한때 신인 문학상을 받으며 주목받았지만 지금은 사설 흥신소에서 탐정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소설 취재를 위한 것"이라는 핑계를 스스로 하면서요. 저도 비슷한 자기 합리화를 많이 해왔던지라 보면서 웃음이 났습니다.더 문제는 흥신소에서 번 돈을 경마로 탕진하고, 전처 쿄코(마키 요코)에게..

카테고리 없음 2026. 7. 22. 11:20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카메라 장면, 고레에다 연출, 결말 해석)

영화를 다 보고 나서 한동안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정확히는 료타가 카메라 메모리를 열어보는 그 장면에서 뭔가가 무너지는 느낌이었는데, 왜 그런지 한참 후에야 정리가 됐습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는 핏줄과 시간 사이에서 "진짜 아버지란 무엇인가"를 묻는 영화입니다. 결말의 카메라 사진 한 컷이 그 질문에 가장 잔인하고 정확하게 답하고있습니다. 엘리트 아버지 료타, 그리고 6년의 균열처음에는 료타가 그냥 나쁜 아버지 캐릭터로 보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보면 볼수록 그가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 보입니다. 그는 나름의 방식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었고, 그 방식이 문제였던 것입니다.대형 건설사 엘리트 사원 료타(후쿠야마 마사하루)는 아내 미도리, 아들 케이타와 함께 삽니다. 흠잡을 곳 없는 아파트,..

카테고리 없음 2026. 7. 18.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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